평범한 중년 직장인 카즈쿠니는 평생 소원이였던 자그마한 집을 마련한다. 온가족이 행복에 들떠 있던것도 잠시뿐, 형의 집에서 쫓겨난 아버지가 찾아 오면서 위태롭게 유지되던 집안의 평화가 위협 받게 된다. 아버지를 버릴 수도, 가족의 생각을 무시할 수도 없던 카즈쿠니는 결국 마루에 구멍을 파고 아버지의 거처를 마련하기로 한다. 그러나 작업 도중 흰개미를 발견하면서 숨겨져 있던 카즈쿠니의 광기가 폭발하고 순식간에 온 집안은 가족들이 서로를 죽이기 위한 전쟁터로 변해 버리는데...
흰개미가 일본의 버블경제의 붕괴를 상징한다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내가 일본 경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그 부분은 생략하고 일본 중산층 가족의 붕괴를 그리는 우화적인 이야기 정도로 봤다.
일단은 영화가 꽤 재미있다. 스토리를 차곡차곡 쌓아서 진행하는 영화는 아니고 극단적으로 과장된 캐릭터들과 이 캐릭터들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영화를 끌고 나가고 있어서 만화처럼 비정상적이고 자극적인 상황들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동경대를 목표로 모든걸 포기하고 공부에만 매달리는 아들, 아이돌 스타를 목표로 연기와 노래 연습에만 열중하는 딸, 나이게 걸맞지 않게 무모하고 자기만 아는 만주군 출신 할아버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돈버는 기계로 전락한 아버지, 그나마 정상적이지만 경망스러운 부인, 과장은 됐지만 이런 인물들이 모여서 위태로운 균형을 잡고 있는게 일본 중산층의 실제모습이라고 감독이 생각했던것 같다.
이런 구심점도 소속감도 없는 가족이 약간의 자극만으로도 아주 쉽게 붕괴해 버린다는건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마지막에 아버지가 가족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가족 모두가 힘을 합쳐서 그 일을 해내는 방법으로 감독이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의 재결합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방법이 좀 엽기적이긴 하지만 '비지터 Q'에서 부부가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토막내면서 가족애를 찾던 방법에 비하면 아주 양반이다^^;;
불만이라면 예를 들어 할아버지가 손녀를 묶어놓고 강간하겠다고 아들을 협박(동영상 참조)하면서 가슴만 슬쩍 만지는 설정같은것들은 용기를 내서 한발짝 더 나갔으면 어땠을가 하는거다. 어짜피 ATG 스타일의 자주제작영화인데 알께 뭔가?
대략 1달 반정도 여기에서 블로그질을 열심히 하는척 해왔는데 며칠전부터 몇가지 이상한 상황들이 보인다. 논리적으로는 별것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 본능이 알람을 울리면서 좀 쉬라고 충고를 한다. 내 본능은 별로 믿을 만하지 않지만 이번은 따르는게 좋을것 같다. 지금까지 포스팅했던 것중 꽤 중요한 어떤 요소들은 싹 지우고 지금부터 잠시 휴가에 들어간다.
옛날부터 항상하던 말이지만 내 블로그에 방문자 늘어나는게 정말 싫다. 이상적이라면 사람이 늘면 다양해져야 하는데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꼴통들이 육갑을 떨어대는거 한두번 본거 아니다. 복귀할때쯤이면 떨거지들은 떨어져나가고 진짜들만 남기를 바란다.
추신) 어디서 뭘보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동영상을 가지고 낚시질을 했다고 헛소리 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생겼다. 일일이 설명해줄 생각은 없고 있던것들까지 싹 지워버렸으니까 이제는 가라.
애처일기란 제목의 부부간의 성을 다룬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옴니버스 연작 시리즈물중 하나.
신혼부부 요시다와 사치코는 사치코의 거부로 밤일에 문제가 있다. 어느날 회사 후배 가토가 AV를 보다 촬영장소가 요시다 부부의 새집이란걸 발견하고 요시다에게 테입을 넘겨주고 테입을 보던 요시다는 뜻밖에 자신의 부부사이의 문제를 AV속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오래간만에 일본 핑크물 자막을 만들어 봤다. 그런데 언제나 처럼 내가 자막 만드는 핑크물은 재미가 없다. 생각해 보면, 자막 필요없이 화면으로 모든게 설명되는 핑크가 재미있는거지, 자막까지 읽어 가면서 봐야하는 핑크는 재미없는게 당연한 일이다^^;;;
어릴적 입은 정신적 트라우마를 porn에서 발견한다는 설정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정서적으로 공감하기 힘든 면이 있고 일본영화 특유의 와사비 뺀 초밥처럼 밍밍한 내용 전개가 거슬리지만 한시간 남짓의 짧은 Running Time에 모든 내용이 오럴 섹스 문제에 집중되고 있어서 낭비되는 대사가 전혀없이 단순명료하게 짜여진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의 핑크물처럼 단순하게 젖소부인이 나와서 자극적인 포즈로 헐떡거리는 영화 생각하면 분명히 실망한다. 그렇다고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문학적인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영화라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제목을 'I know what you did ten years ago'라고 붙었더라면 이해가 좀 더 빨랐을 만한 영화다.
술에 취한 동창생들 몇명이 한밤중에 차에서 데이트 중인 커플을 덮쳐서 남자는 폭행하고 여자를 강간해버린후 사건을 교통사고로 위장해 버린다. 10년의 시간이 흐른뒤, 하얀가면을 쓴 정체를 알수 없는 살인마가 등장해 당시 사건에 관련된 동창생들을 순서대로 살해하기 시작하는데....
분명히 잘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진 독립영화로 신인감독의 데뷰작이란걸 생각해보면 기대 이상의 영화가 나왔다. 사건의 발단이 우연이 아니고 질투때문이란걸 빼고 나면 '지난 여름~~ 알고있다'와 지나치게 유사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어서 아주 가난한 모방이란건 확실하지만 B급 영화에서 이런식의 유사 스토리는 하도 많아서 이제는 별로 이상하단 느낌도 안든다^^;;;
지금이야 가능성에서 그치고 있지만 아마추어배우와 카피한 각본이 아닌 진짜 배우와 오리지날 각본을 들고 감독이 다시 나타난다면 그때는 얼마든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만 할 것같다는 좋은 느낌이 든다.
추신)제목 Rose Of Death를 죽음의 장미가 아니고 죽음의 로즈라고 한 이유는 Rose가 극중 사람 이름이기 때문이다.
다섯명의 십대 여자아이들이 축구경기를 보고 밤에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길을 잃고 다른 운전자에게 쫓기면서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데....
아마추어가 길바닥에서 다시 찍은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다. 90분동안 어둠속에서 희미한 차량등에 의지해서 여자애들 악쓰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건 거의 고문에 가깝다.
영화를 싸게 찍는걸 나쁘다고 할수는 없지만 저렴함을 받쳐줄 수 있는 무엇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데 단지 우는소리, 악쓰는 소리, 찌그러진 인상으로 영화를 채워나가는걸 꼭 보고 있어야할지가 의심스럽다. 무서워야할 영화를 보고 있으면서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나오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