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7일 월요일

리얼 술래잡기(リアル鬼ごっこ:The Chasing World, 2008년, 시바타 잇세이)

호러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전혀 호러답지 않은 영화.
 
일본 전국에서 "사토"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유없이 죽어가기 시작한다.
한편 앙숙인 친구에게 쫓겨서 도망가던 "사토 츠바사"는
다른차원의 평행우주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왕으로 있는 사토가 범죄자들을 동원해서
전국의 "사토"를 죽이고 있었고, 그 때문에 평행우주간에 서로 영향을 줘서
현재우주의 사토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일본에서 잘 나가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하는데
원작을 본적이 없어서 뭐라고 하기는 힘들고,
영화만으로 얘기하면 거의 "초딩 관람가" 수준의 영화다.
고어 장면은 말할것도 없고, 예산 문제 때문인지 액션장면도 별 볼일 없다.
그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들이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사토씨들을 사냥하는 리얼 술래잡기의 규칙이
차를 타거나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되있으니, 
남은 방법은 뛰는것 밖에 더 있겠나?
그 덕에 일본영화 특유의 늘어진다는 느낌은 없는데,
마치 올림픽 육상경기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느닷없는 결말도 별로 마음에 안든다.
 
대략 비슷한 느낌의 영화를 골라 보라면 "롤라런"을 들고 싶다.
당연히 롤라런의 다양한 컷이나, 앵글, 펑키한 느낌을 말하는게 아니다.
영화내내 미친듯 뛰는 장면들과
잘못을 고치기 위해서 점프를 하는 장면을 말하는 거다.
롤라런이 시간을 거슬러 점프를 했지만,
여기서는 차원을 넘는 점프를 한다는게 다르다.
 
이 영화가 일본에서는 꽤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듣기로는 중딩과 초딩의 열광적인 반응 덕분이였다고 한다.
아주 재미없다고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전체적인 눈높이가 아래쪽으로 맞춰진 살짝 유치하고
자극의 강도가 낮은 영화로 보인다.
 
가장 이해안되는 일 하나 :
이 영화 공식 홈페이지뿐 아니라 IMDB에도
감독 이름은 "시바타 잇세이(柴田一成 :しばた いっせい)"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 대부분의 포털에서는 "시바타 카즈나리" 라고 소개되고 있다.
대체 어디서 튀어 나온 이름일까 하고 찾아 봤더니,
네이버의 홍성진이란 바보가 그렇게 주장을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실상은,
http://ja.wikipedia.org/wiki/%E6%9F%B4%E7%94%B0%E4%B8%80%E6%88%90
위의 링크를 따라가보면 알겠지만
柴田一成를 "사바타 카즈나리" 라고 읽는 사람은 교토대학의 우주 물리학자고,
"시바타 잇세이" 라고 읽는 사람은 영화감독이다.

2009년 4월 17일 금요일

공포계(恐佈溪:Intruder, 1997년, 증근창)

오천년 주연의 홍콩 스릴러/호러물.

본토에서 홍콩으로 밀항한 오천년은
위장결혼으로 홍콩으로 온 창녀를 살해하고 신분을 위장한다.
그리고 밤거리에서 몸을 팔면서
가족이나 친구와 왕래가 없는 외로운 남자를 골라서
다리를 망가뜨린 다음 그의 집에 침입해서는......

약간 뜬금없는 중국어 원제보다는
침입자(Intruder)라는 영어제목이 정확하게 어울린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누군가의 집에 침입해서
주인을 감금하고 고문하면서 가족들까지 학살하는
스릴러 성격의 영화지만 간간히 등장하는 고어장면도 괜찮다.

게다가, 뻑하면 막판에 가서 눈물 콧물 범벅이 되서
주화입마에 빠지듯 바른생활 참회모드에 빠지는
성격 불분명하고 요란하기만 한 다른 중화권 영화에 비하면,
실패했지만 재기를 다짐하며 돌아서는 Cool한 결말도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짜임새와 긴장감도 있고
오천년이란 예쁘장한 아가씨 연기도 볼만하고,
확실히 만족할 만한 재미를 보장해 주는 영화다.


2009년 4월 16일 목요일

사이코티카(Psychotica, 2006년, Sebastian Radtke)

가짜 스너프 필르을 연결해 놓은 느낌을 주는 독일 고어물.

사람에게 다양한 죽음의 환상을 일으키는 약물을 개발한 과학자가
여자를 납치해서 자신의 약을 실험한다.
실험대상이 된 여자는 반복해서 끔찍한 환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영화속에서야 과학의 발전을 위해 약물을 실험한다고 하지만
이건 씨도 안 먹힐 설정이고 실제는 Rue Morgue 같은
언더그라운드 제작사에서 만들어내는
연출한 가짜 스너프와 기본적으로 거의 비슷한 영화다.
차이가 있다면 화질이 훨씬 좋고 야한 장면이 안나온다는 정도 뿐이고
감독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다양한 상황에서 여자가 죽는 모습을 그리는게 목적인것 같다.

일반적으로 봐서 좋은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정도 어두운 영화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거 보면
역시나 독일이 호러에 강세를 보이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이건 다른 얘기인데, 위에서 말한 루모그에서는
기성품 영상물뿐 아니라 고객의 주문에 따라서 주문형 영상물도 제작해준다.
여배우와 상황을 골라서 주문을 하면 난이도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진다.
그런데 말이다. 2006년도에 봤을때 가격이 지금도 그대로다.
그래도 미국은 물가가 안정되 있는 모양이다--;;;

2009년 4월 15일 수요일

무차 상그레(Mucha Sangre, 2002년, Pepe de las Heras)

아주 웃기는 스페인의 스플래터 호러물.

전설적인 살인마가 동료와 함께 감옥에서 탈출해서
 길에서 여자와 그녀의 차를 납치한 다음
10년전에 빚을 받아 내기 위해서 친구를 찾아간다.
그러나 그 친구는 식인 외계인 이였고,
같이 탈출했던 동료와 납치한 여자의 정체는 마약과의 경찰로........

피터 잭슨의 초기 스플래터 영화(특히 고무인간의 최후)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영화가 분명하다.
Much Blood라는 제목처럼 엄청난 피가 튀지만
여러 영화에서 다양하게 인용해온 장면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신나간 내용 전개로
무서울 틈이 전혀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포복절도할 상황이다.

물론 영화자체가 워낙 매니악해서
모두가 좋아할리는 없지만 난 이런 영화 굉장히 좋아한다.
10점 만점에 10은 힘들어도 8점 이상 무조건 간다.

2009년 4월 14일 화요일

스너프 102(Snuff 102, 2007년, Mariano Peralta)


스너프를 주제로 다루는 아르헨티나의 가짜 다큐멘터리 영화.

아르헨티나에서 연쇄살인범 사건이 발생하자
심도 있는 특집기사를 원하는 여기자가
"스너프"관련 전문가와 인터뷰를 시도하지만 ....

먼저 한가지 집고 넘어갈 것은
영화속에서 무슨 소리를 하던 상관없이 
이것은 연출된 장면들이란 것이다.

설마 영화에서 "이것은 진짜입니다" 라고 말했다고
정말로 진짜라고 믿는 순진한 바보는 없으리라 믿는다.

영화의 구성은 굉장히 간단하다.
흑백의 화면으로 여기자와 스너프 전문가의 대담이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에 지글거리는 거친 화면으로
스너프, 포르노같은 장면들이 계속해서 끼어 들어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영화라는걸 보여주기 위해 반전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스너프가 무엇인가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하면 해보자,
간단하게 죽음을 담은 동영상이라고 정의하기도 하는데
이건 너무 범위가 넓어서 별로 의미가 없다.
왜냐면 교통사고같은 영상은 스너프로 볼 수 없으니까 말이다.
따라서, 우연한 사고를 담은 영상은 제외.

두번째로 제외할것은 가짜 스너프 영상들이다.
요즘 특수효과들이 좋아져서 긴가민가 싶은것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기니아 피그"처럼 배우들로 연출한 영상은 당연히 제외된다.

세번째로 제외할 것은 정치적인 스너프다.

상대방(적)에게 겁을 주고 의욕을 꺾기위한 목적을 가진 스너프말이다.
이건 유사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있어왔다.
적병의 목을 잘라서 성벽에 걸어놓는 행동,
역적의 관을 뽀개고 부관참시를 하는 행동,
김선일씨, 체첸병사 목따는 동영상,
가장 최근에는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교수형 영상까지

모두 정치적인 스너프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스너프란 "순수하게 오락을 위해서 사람을 진짜 죽이면서
그 모습을 기록한 동영상" 정도로 정의하면 될 것 같다.

어떤 애들 보면 스너프를 봤다고 엄청 자랑을 하던데,
이런 기준에 따르면 난 여지까지 한번도 못봤다.
아래 링크한 동영상에 보면 그 이유가 나오는데,

있는지 없는지도 확실치 않을 뿐더라,
실제 있다 해도 구할 수 없으니 없는거나 같다.

물론 이런 가정은 할 수 있다.
내가 어떤것이든 할 수 있을만한 상황이 되고,
무엇보다 내가 한 행동의 비밀이 완벽하게 보장된다면,
그때가서 스너프를 직접 제작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지 않을까?
그거야, 그때 가봐야 아는거고 지금은 아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좋은 상황이 올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이찌됐건 이 영화에서 새로운 얘기는 안나오지만,
스너프에 관한 이야기를 한번 다시 정리할 기회 정도는 주고 있다.
영화가 스너프 모큐멘터리로 나쁜편도 아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