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일 목요일

사우나(Sauna, 2008년, Antti-Jussi Annila)

16세기말 핀란드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 호러영화.

25년간의 참혹한 전쟁이 끝난뒤,
러시아와 스웨덴 대표가 모여서 핀란드지역을 직접 답사하면서
함께 국경선을 결정하기 위한 협약을 진행해 나간다.
이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늪지역을 방문하게 되고
예상치 못했던 주민들과 늪가운데 덩그러니 서있는 사우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전쟁으로 단련된 잔인한 형과
왕국의 지도를 완성할 야망을 가진 젊은 지리학자 동생간의 갈등을 기본으로
타르코프스키를 연상시키는 도덕성과 죄책감의 문제를 던지고 있다.
화면은 어둡고 정적이며 왠지 동양 귀신을 생각나게 하는
초자연적 귀신이 등장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다.

그런데 이것 참... 또 북유럽의 영화다.

그것도 16C 핀란드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북유럽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라서
당시 우리나라 역사도 잘 모르는데
인터넷에서 얻은 짜투리 지식으로는 영화속에 등장하는
 지역적, 종교적, 국가적 갈등이 별로 와닫지가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한가지는 확실히 집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영화가 시작할때 "핀란드와 러시아의 전쟁...."이라고 자막에 나온다.
원래 영자막이 그래서 나도 그렇게 번역했지만 한마디로 무식한 소리다.
16세기에는 핀란드란 독립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핀란드 지역은 러시아와 접경한 스웨덴의 영토였다.
그래서 영화속의 주인공 형제가 핀란드 지역에서 태어나,
핀란드말을 쓰면서 자신은 스웨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직 민족국가 개념이 대두되기 전이란 그런 생각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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