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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5일 목요일

버닝 문(The Burning Moon, 1992년, 올라프 이텐바흐)

이제는 거의 고전이 된 이텐바흐의 초기 고어영화.

빈들빈들 놀면서 술과 마약, 싸움질이나 하는 청소년이
저녁때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어린 여동생을 돌봐주면서
2편의 베드타임 스토리를 들려준다.
첫번째는 정신병원을 탈출한 연쇄 살인마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쫓아가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이야기.
두번째는 루시퍼에게 영혼을 바친 신부가 살인을 일삼는 이야기.

영화라는 면에서 얘기한다면 데뷰작인 블랙 패스트나 다를바 없이 형편없다.
형편없는 연기, 형편없는 촬영, 말이 안되는 진행,
화면과 따로 떨어져서 동동 떠다니는 웅장한 음악,
이텐바흐 감독도 자기 영화 후진걸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영화속의 TV화면에 블랙 패스트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배우가 영화 저질이라고 불평을 한다^^;;;

사실 이텐바흐의 최근작 다드 디보스(Dard Divorce) 하고
이 영화를 비교해 보면 그동안 감독이 완전히 용됐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 다드 디보스가 걸작이란 얘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늘상 얘기하듯이 고어에 올인하는
이텐바흐의 초기 영화에 대고 후지다고 불평하는게 이상한 일이지.
원래 그런 영화란걸 몰랐나?

후반 지옥도에서 절정을 이루는 고어장면들은
약간 조잡하고 현실감이 없어서 코믹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걸 생각하지 않더라도 꽤 볼만하다.
물론 이 영화의 한계는 딱 거기까지긴 하지만 말이다.

2009년 5월 22일 금요일

괴담유방가(怪談乳房榎:The Mother Tree, 1958년, 카타노 고로)

오랫만에 나오는 흑백 고전 영화.

화가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시게노부는
예쁜 부인과 어린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부인을 노리는 난봉꾼 한명이 속셈을 숨기고 제자로 들어와서 있다가
시게노부가 절에 벽화를 그리러 간 사이 부인을 겁탈하고
비밀을 숨기기 위해서 시게노부는 물론 사실을 눈치챈 사람들까지 죽이기 시작하는데....

일본에 많은 괴담을 원작으로 하는 "전설의 고향" 분위기의 영화다.
요즘도 일본 호러에 괴담이 많지만 옛날에도 만만치 않았다^^
전에 소개한적이 있는 성담모란등롱같은 영화도,
로망 포르노기는 했지만 전래 괴담에 기반한 영화였지 않는가?

물론 이건 연식이 오래된 영화다 보니 현재 기준으로 단점들이 많다.
연기는 신파조의 정형화된 형식을 보여주고,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들은 고정되 있다.
나쁜놈은 끝까지 나쁜짓만 하고, 당하는 놈은 계속 당하고,
권선징악적인 뻔한 결말로 빠져 나가고 말이다.

비록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공포영화로
기능하기 힘들어진 오래된 과거속의 이미지들이지만,
 흑백영화가 주는 따뜻한 느낌과

소박한 화면처리는 현대의 어떤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다.
시간나는데로 이런 영화를 많이 찾아내면 좋을텐데
영 게을러서-라기보다는 워낙 다른 영화들이 많다 보니- 쉽지가 않다.

2008년 2월 15일 금요일

뱀파이어(Vampyr, 1932년, Carl Theodor Dre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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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걸작 클래식 작품.

여행중이던 그레이는 여인숙에 묵게 된다.
집안에는 계속해서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여관주인의 딸은 빈혈로 죽어가고 있다.
결국 여관주인이 고대의 뱀파이어였음을 알게된 그레이는....

내용을 잘 아는듯이 썼지만 사실은 영화 자체가
워낙에 몽환적이고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들게 되있어서
자신있게 스토리를 말할 주제가 못되서 컨닝을 좀 했다^^;;;

분명한건 내가 옛날의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는 영화보다는
속도감있는 현대 영화를 더 좋아한다는 거다.
하지만 오래된 영화의 퍼지는 듯한 필림의 질감을 꽤 좋아한다.
특히 이런식으로 몽환적인 고전 걸작을 보고 있으면
술이라도 한잔 한것처럼 편안하고 나른해진다.
그래서 내가 칼 드레이어의 최고 걸작이라는
'잔다르크의 수난'보다 이 영화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는 뱀파이어라는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흡혈귀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 동영상에 링크한 말뚝박는 장면이 없었다면
뱀파이어영화가 아니라고 우겼을지도 모른다^^;;;
그 대신에 무수한 그림자들과
꿈결처럼 출렁이는 불안한 이미지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당시만 해도 현재 흡혈귀=드라큐라라는 이미지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이라는 것도 한몫 했겠지만
(현재의 흡혈귀 드라큐라 이미지는 1931년 토드 브라우닝의 영화 드라큐라에서
벨라 루고시가 '내가 드라큐라여'라고 말하는 순간 만들어졌다.)
고정된 스타일을 고집하기 보다 영화마다 다른 스타일을 추구했던
천재감독이 분위기로 조져보겠다고 결심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어찌됐건 고전 영화는 현대의 영화와는 다르다.
현대 영화의 기준으로, 그것도 기술적인 면에서
고전을 바라보면 욕 안쳐먹을 영화가 없다.
그냥 '아 심심한데'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고르고 있다면
이런 영화 보지마라. 내가 말리고 싶다.
그럼 왜 이런영화 보냐고?
내가 대답할 필요 없을것 같다. 아마 다들 알고 있을꺼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말리고 싶은게 또 하나 있다.
예전에 내가 네이버에 블로그 만들었을때
daily 1000히트 찍는데 1년이 걸렸다.
그런데 여기에 블로그 만들고 딱 2주만에 1200히트가 나왔다.
내 생각으로는 이건 뭔가 아주 크게 잘못된거다.
빠른 시간에 내 이해 범위안에 드는 상황이 되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