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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2일 금요일

괴담유방가(怪談乳房榎:The Mother Tree, 1958년, 카타노 고로)

오랫만에 나오는 흑백 고전 영화.

화가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시게노부는
예쁜 부인과 어린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부인을 노리는 난봉꾼 한명이 속셈을 숨기고 제자로 들어와서 있다가
시게노부가 절에 벽화를 그리러 간 사이 부인을 겁탈하고
비밀을 숨기기 위해서 시게노부는 물론 사실을 눈치챈 사람들까지 죽이기 시작하는데....

일본에 많은 괴담을 원작으로 하는 "전설의 고향" 분위기의 영화다.
요즘도 일본 호러에 괴담이 많지만 옛날에도 만만치 않았다^^
전에 소개한적이 있는 성담모란등롱같은 영화도,
로망 포르노기는 했지만 전래 괴담에 기반한 영화였지 않는가?

물론 이건 연식이 오래된 영화다 보니 현재 기준으로 단점들이 많다.
연기는 신파조의 정형화된 형식을 보여주고,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들은 고정되 있다.
나쁜놈은 끝까지 나쁜짓만 하고, 당하는 놈은 계속 당하고,
권선징악적인 뻔한 결말로 빠져 나가고 말이다.

비록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공포영화로
기능하기 힘들어진 오래된 과거속의 이미지들이지만,
 흑백영화가 주는 따뜻한 느낌과

소박한 화면처리는 현대의 어떤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다.
시간나는데로 이런 영화를 많이 찾아내면 좋을텐데
영 게을러서-라기보다는 워낙 다른 영화들이 많다 보니- 쉽지가 않다.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오피스 유귀(office有鬼:Haunted Office, 2002년, 麥子善)

서기, 막문위 주연의 홍콩 공포물.

음력 7월이 되면 꼭 9명의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빌딩의 이야기를 다룬 도시괴담 형태의 영화로
전반부는 막문위가 주인공이 되서 전개되고

후반부는 서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어서
한편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두편의 에피소드가 연결된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주연배우가 듣보잡이 아니란건 마음에 들지만
사실 등장하는 귀신들이 너무 착해서 별로 무섭지 않은게 문제다.
게다가 약간의 추리형식을 영화속에 도입하면서
정작 중요한 왜 9명이 죽어야 하는가는 그냥 막판에 말로 다 설명해버리고,
누가 귀신인가를 중요한 추리 과제로 던졌는데,
그 방법이 너무 뻔해서 실소가 터질 정도다.

바로 식스센스에서 사용했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해 버렸다.
난 처음보고 너무 뻔한 트릭이라서 설마 저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긴 뭐가 아니냐.... 진짜 써버렸다--;;;;

막문위가 이끌어가는 전반부는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도입부에 해당하는 기대감과 막문위의 보이시한 연기가 합쳐져서
나름봐줄만 한데 비해서,
서기가 주연하는 후반부는 왕창 깨는 트릭과
수다스러운 코믹 연기, 입으로 다 해먹고 끝나는 도사의 등장 등,
영화의 균형이 안맞아서 낙제점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역시 큰 기대 안하면 볼만은 하다.
남자 주인공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언니들이 좋아할 만한
꽤 잘생긴 얼굴인것도 나름 장점이고 말이다.

2009년 5월 10일 일요일

심령사진(心靈写真 呪撮, 2006년, 요시다 코타)

매우 심심한 일본 공포물.

부모의 이혼으로 토시코는 성을 바꾸고 엄마와 다른곳으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남동생이 할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핸드폰으로 전송받은 뒤부터 이상한 일들이 생기고
그 사진들 속에서 심령사진을 발견하게 되는데.....

별로 무서운 장면도 없고, 분위기도 너무 차분해서
진짜 공포영화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밍밈한 영화다.
일본애들의 입시 스트레스를 괴담과 엮어 놓은 듯한 영화.

2009년 4월 2일 목요일

사우나(Sauna, 2008년, Antti-Jussi Annila)

16세기말 핀란드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 호러영화.

25년간의 참혹한 전쟁이 끝난뒤,
러시아와 스웨덴 대표가 모여서 핀란드지역을 직접 답사하면서
함께 국경선을 결정하기 위한 협약을 진행해 나간다.
이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늪지역을 방문하게 되고
예상치 못했던 주민들과 늪가운데 덩그러니 서있는 사우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전쟁으로 단련된 잔인한 형과
왕국의 지도를 완성할 야망을 가진 젊은 지리학자 동생간의 갈등을 기본으로
타르코프스키를 연상시키는 도덕성과 죄책감의 문제를 던지고 있다.
화면은 어둡고 정적이며 왠지 동양 귀신을 생각나게 하는
초자연적 귀신이 등장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다.

그런데 이것 참... 또 북유럽의 영화다.

그것도 16C 핀란드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북유럽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라서
당시 우리나라 역사도 잘 모르는데
인터넷에서 얻은 짜투리 지식으로는 영화속에 등장하는
 지역적, 종교적, 국가적 갈등이 별로 와닫지가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한가지는 확실히 집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영화가 시작할때 "핀란드와 러시아의 전쟁...."이라고 자막에 나온다.
원래 영자막이 그래서 나도 그렇게 번역했지만 한마디로 무식한 소리다.
16세기에는 핀란드란 독립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핀란드 지역은 러시아와 접경한 스웨덴의 영토였다.
그래서 영화속의 주인공 형제가 핀란드 지역에서 태어나,
핀란드말을 쓰면서 자신은 스웨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직 민족국가 개념이 대두되기 전이란 그런 생각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2009년 3월 19일 목요일

프로그램나 윈나아오칻(โปรแกรมหน้า วิญญาณอาฆาต:Coming Soon, 2008년, Sopon Sukdapi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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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영화를 넘나드는 귀신이 나오는 태국의 호러물.

극장에서 영사기사로 일하는 첸은 같이 일하는 처남과 짜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공포영화를 밤중에 몰래 틀어놓고
캠으로 촬영해서 업자에게 팔아 넘기려 한다.
그러나 도촬중이던 처남이 갑자기 실종되 버리고
잔인하게 살해된 처남의 모습이 공포영화속에 나오는걸 보게 되는데....

공포영화에서 아무리 잔인한 장면이 나와도 웃을수 있는건,
그것들이 나나, 당신이나, 심지어 영화속의 배우들과도
아무 관련이 없다는걸 잘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화속에 미친 살인마가 돌아다녀도
절대 화면 밖으로 나와서 나를 쫓아오지는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요즘, 영화속 공포의 대상이 현실로 뛰어나오는 내용의
공포영화들이 간간히 눈에 띄고 있는데,
사람들을 겁주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도 별 반응이 없자
절대 불가능한 영역인 화면밖으로 살인마 끌고 나오기를 시도하는것 같다.

그런데 말이다. 문제는,
"데몬스"에서 스크린밖으로 괴물들이 뛰어나올때야
기절초풍을 하고 놀랐었지만 이제는 저런 아이디어도
슬슬 식상해지고 있다는거다--;;;

심심하면 얼마전에 봤던 "심야영화(Midnight Movie)"하고
비교해 보는것도 재미있을것 같다.
거의 비슷한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영화지만
동양하고 서양의 표현방식이 엄청나게 다르다.
심야영화가 하드하고 직선적이였다면,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의 성격 자체가 상당히 소심한데다
헤어진 부인과 될듯말듯한 러브라인도 챙겨 주고
거역할 수 없는 운명론적인 결말을 만들고 있어서
소프트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준다.
일장일단이 있는거지만 몇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나쁘지는 않다.

투덜투덜) 시네스트에 수정 전 자막이 올라와 있다.
내가 수정 전 자막을 여기 노출시켰던 시간이
불과 10~20분 정도 였을텐데 정말 동작 빠르다--;;;;